기윤희 | 유페이퍼 | 2,000원 구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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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5-04-12
어느 봄날
분주하고 바쁜 사람들 사이
그다지 마음 쓸 곳 없던 나는
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어중간한 시간
설레지만 갈 곳 없는 자신을 달래며
단지 햇살 좋은 창가 자리를 차지한 것에 마음이 겨워
그것만으로 그저 마음이 부풀었더랬지요.
그 햇살 따순 창가 자리에 앉아
한없이 끄적이던, 끄적여보았던 글들을 하나하나
끄집어내 정갈하게 닦아 말끔한 접시에 올려놓은 듯합니다.
지금도 가끔 그 자리에 가 앉지만
그때의 그 부푼 설렘은 없지요.
새삼 그리운 그 햇살을 떠올려보는, 오늘, 다시 그 봄날입니다.